1. 책을 읽게 된 경로
저번 글에서 언급했던 나의 성격을 말하자면 항상 어떤 분야의 최고가 누구이며 누가 이기고 졌는가가 관심사였다.
매번 승자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의 환경에 나조차도 그것을 따라가며 승자만이 최고이며 눈에 보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나도 최고가 되고 싶었고 주인공이 되고 싶어 노력하였지만 어떠한 곳에서도 최고는커녕 경험도 배움도 쌓지 못하였다.
책으로 여러 경험을 다지고 공부를 해가면서도 나의 이러한 집착은 계속 최고를 쫓고 있었으며 '우리들은 왜 최고가 되려 하는가'를 생각하게 되었고 어느 순간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어서 그렇다면 무엇이 중요한가, 최고는 왜 되는 것이며 어떻게 그 자리에 머물게 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었던 것 같다.
그것들을 찾던 중 만난 책이 '배가본드'와 '빈란드 사가'였다.
그중에서도 배가본드를 먼저 보게 되었던 이유는 들었던 소문에 의하면 슬램덩크 작가분이 공들여서 그린 그림에다 스토리도 굉장하여 영화나 드라마로도 방송하였다고 들었었다.
'슬램덩크'도 읽었지만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그래도 그림체는 나의 취향이었고 괜찮다는 생각에 책을 들게 되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몰입도가 상당했고 그림의 펜터치 하나하나가 정말 심혈을 기울이고 정성 들여 그렸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2. 줄거리
두 친구가 전쟁터에 나갔다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살아 돌아왔다.
그곳에서 본인들의 검술을 인정받고 공적을 쌓아 살아가기 힘든 시대에 무사로써 이름을 날려 한자리 차지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두 친구 중 한 명인 '마타하치'는 자신이 누구보다 겁쟁이인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반대로 옆에서 자신을 부르는 불알친구인 '신멘 다케조'는 어릴 때부터 '짐승의 눈깔'이라 불리며 물불 가리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였는데 짐승적인 속성 때문인지 그만큼 어떠한 싸움에서도 괴력을 보이며 어릴 때는 실제로 누구 한 명을 죽인 적도 있었다. 친구인 다케조에 비해 자신이 너무 보잘것없다고 느껴지는 마타하치는 항상 다케조를 부러워하며 동경했다. 또, 그렇게 되고자 노력했지만 되지 않았고 심한 열등감도 느꼈다. 항상 어디서든 비굴했고 도망쳤다. 그러한 두 사람이 전쟁터에 나갔다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돌아가는 중인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한 모녀의 집에 숙박하게 되는데 거기서 어머니는 아마 몸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여자였던 것 같다.
여자들은 이 두 남자를 꼬시려 하였으나 다케조는 자신의 올곧은 의지 때문인지 세상에서 자신이 누구보다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에 집중돼 있는 것 말고는 어떤 것에 꼬임에도 유혹되지 않는 사람인 반면에, 마타하치는 그런 쪽에서도 친구인 다케조보다 유혹당하기 십상인 인물이었다. 마타하치는 자신을 유혹하는 여자가 본인이 아니라 다케조를 유혹하는 줄 알면서도 어둠 속에서 구분이 되지 않는 것을 이용해 본인이 다케조라고 속이고 관계를 맺는다.
그런 시간을 지내다 갑자기 검을 치켜든 불한당들이 집에 쳐들어오게 되는데 다케조는 그들과 싸우려 노력하지만 마타하치는 무서워서 벌벌 떨며 숨었다가 나중에는 여자들을 데리고 도망쳐 그들과 살림을 차리게 된다.
한편 다케조는 마타하치를 찾으며 도망치다가 본인의 고향 집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마타하치의 어머니인 성격이 굉장히 못된 소유자 '오스기' 할머니는 다케조에게 자신의 아들을 살려내라면서 다케조를 죽이려 든다.
그런 그를 멀리서 안타깝게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 소꿉친구 '오츠'가 있다.
오츠는 다케조, 마타하치와 함께 어릴 적의 소꿉친구였지만 다케조도 마타하치도 오츠를 마음속으로 사랑하고 있었고 다케조는 표현하지 않았다. 본인의 삶이 더욱 고단하고 엉망 투성이었었어서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마타하치의 어머니인 오스키 할머니는 자신의 아들과 오츠를 이미 점찍어 혼례 예정자로 세워둔 상황이었고 오츠는 말은 안 했지만 그런 마타하치보단 다케조를 사모하고 있었다.
짐승적인 성격과 어릴 적 다케조의 부모가 그런 그를 제대로 이끌어주지 못한 탓에 그는 어디서든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였다. 사람들은 다케조를 모두 무서워하며 '귀신의 자식'또는 '악귀'라 불렀었고 다케조는 왜 태어났는지도 모르는 자신을 탓하며 사람들을 괴롭히고 때리고 죽이기까지 한다.
그러다가 오스기 할머니의 작당으로 다케조는 도망 끝에 어떠한 승려에게 붙잡혀 나무에 매달리게 되는데..
이 승려가 처음으로 다케조를 사랑으로 이끌어준다. 이 장면에서 조금 울었던 것 같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나무에 거꾸로 매달린 다케조는 먹지도 못하고 오줌도 가리지 못하며 무능한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나무에서 풀어주지만 자살하려 하는데 승려인 '타쿠앙 소호'는 그런 그를 말리며 '너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새롭게 살아보라 제안한다. 한 번도 눈물을 흘리지 않던 그렇게 강인한 짐승 같은 다케조는 얼음 같던 차가운 마음이 조금씩 금이 가며 깨지기 시작한다. 아마 배가본드의 명장명이 아닌가 싶다.
타쿠앙은 피 흘리는 이마를 천으로 감싸주며 '신멘 다케조' 여기서 죽고, '미야모토 무사시'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살아가라 말한다. 어둠을 뚫고 살아가서 빛을 보라고 한다. 다케조, 무사시는 새로운 삶과 검술의 모험을 떠나게 된다.
또한 이 만화에서 무사시와 만나는 여러 스타일의 최고수 무사들이 등장하며 무사시와 목숨을 건 결투를 하게 된다.
죽는 것은 지는 것이며 지는 것은 죽는 것인 대결에서 무사시는 검술에 대해 아무것도 배운 적이 없지만 수차례의 대결에서 목숨을 아슬아슬하게 구제하며 나날이 성장하게 된다. 그러다가 완전 최고의 하늘의 경지에 이른 할아버지 장인 고수들을 만나게 되는데.. 과연 그들이 말하는 것은 무엇이며 무사시가 찾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무사시 말고 어릴 때부터 고아였던 아기가 걷지도 못하면서 자신보다 10배다 더 큰 검을 들고 설치는 '코지로'라는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이 인물이 골 때리는 인물이다.
청각장애가 있어 듣지 못하여 말하지도 못하는 인물인데 검의 실력이 거의 절정에 이르렀다.
코지로는 검자체를 살인과 대결을 놀이로 즐기는 인물로서 살아가는데
하늘에 경지에 이르신 어르신들과 코지로, 무사시 과연 이들이 배우고 경험하고 말하고자 하는 극의 경지는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무사시는 어느 순간 농사일을 하게 되는데..
또, 도망갔던 다케조의 친구 마타하치는 어디선가 코지로의 소문들 듣고 가짜 코지로의 삶을 살아가는데 그의 운명은..?
3. 아쉬운 점과 좋았던 점
아직 완결이 나지 않아 스토리를 알지 못한 상태고 이 만화에서 내가 찾고자 하는 해답도 명확히 찾진 못했지만 37권까지 읽으면서 어느 정도는 작가님이 말하는 바를 알 수 있을 것 같았고 검을 만지는 사내들과 그 최고점에 이른 고수들의 마음가짐을 약간은 느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그림체가 너무 정교하여 만화라는 느낌보다는 화가가 그려 전시회에 걸려있을 법한 작품이라 여길만 한 책인 것 같다.
무사시뿐만 아니라 인물들의 캐릭터성이 강하여 그들의 인생 속에서 깨닫고 공부하고 배울 점들이 많아서 좋았다.
야한 장면들이 적나라하여 집중이 잘되었던 것 같다.
37권쯤이면 무언가 스토리에서 무사가 어떤 것인지 말해줄 법도 한데 내가 이해하지 못한 것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빨리 다음 권수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는데 작가님이 어디가 안 좋다는 말을 어디서 본 것 같다.
4. 추천대상자
진정한 무사가 되고 싶거나 검을 잘 쓰고 싶으신 분들.
일본 옛 전쟁시대의 삶의 이야기를 알고 싶으신 분들.
대결을 통해서나 어디서나 최고가 되고 싶거나 최고가 되지 못한 분들.
5. 유사한 작품 추천
만화는 드래곤볼, 나루토, 빈란드 사가, 베르세르크, 킹덤, 귀멸의 칼날, 바람의 검심, 블리치 등
소설은 삼국지, 초한지, 광개토대제, 주몽, 고구려 등등
'배가본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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