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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정보

김용의 '사조영웅전'은 나를 책의 세계로 이끌기에 충분했다.

by 책읽는소년 2022. 12. 5.

 

1. 무협지 세계로 입문하게 된 계기

 

저번 글에서 언급했던 대로 나를 책의 세계로 이끌어준 작품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김용'작가님의 무협소설 영웅문 시리즈인 그 첫 번째 '사조영웅전'되신다.

학창 시절 나는 정말 책도 안 읽고 공부도 안 하는 사람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수업시간에 왜 그렇게 잡생각이 많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었는지 지겹지도 않았는지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책상 위에 잠을 잘 수 있게 쌓은 교과서로 만든 벽과 마주하여 잠을 청하고 그 뒤에서 필통 안에 폰을 넣은 채로 문자만 많이 했었다.

이제 와서 늦었지만 만화책이나 소설책이라도 읽어둘걸, 글 읽는 것에 흥미를 가지려고 노력해볼걸 이라며 후회해본다.

그런데 골 때리는 점은 중학교든 고등학교든 학교에 종사하시는 선생님들께서는 학생들이 만화책이나 소설책 읽는 것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중학교 때 문학과 국어 전공 담당 선생님께서 한 친구의 소설책을 뺏으면서 하신 말씀이 아직 귓가에 맴맴 돈다. '너희들이 읽는 이러한 판타지 소설은 학업에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고 방해만 될 뿐이다. 집에 가서 읽어라'라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의도는 이해되지만 나는 이 말에 단연코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어떠한 장르, 분야의 책이든 관심 있게 읽다 보면 빠지게 되고 그것으로 인해 이해도, 집중력, 지구력, 어휘력, 그 세계의 지식과 상상력 등등 무궁무진하게 그 사람을 발전시킬 수 있다. 

나의 성격과 경험의 토대로 언젠가는 공부하지 않고 관심이 없는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삶의 방법을 전수할 수 있는 글을 쓸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아무튼 이야기가 옆길로 샜는데 그렇게 공부를 안 하던 나도 그나마 관심을 가졌던 과목이 있었는데 체육과 국어, 문학 쪽이었다. 오해가 있으실까 봐 하는 말인데 잘해서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그나마 이해하고 할 수 있는 분야였던 것 같다.

 

일곱 살 때였다. 내년이면 여덟 살이 되는 나에게 강제로 나의 부모가 삼촌이 운영하는 합창단이자 피아노 학원에 보냈었다. 새벽에 힘들게 일어나 바지를 다리에 꾸역꾸역 끼워 넣고 잠결에 끌려갔었던 기억이 난다. 피아노 학원에 가서 음악을 배우러 간 것이 아니었고 글자를 배우러 간 것이었다. 몇 달 뒤에 국민학교에 들어가는 내가 부끄러웠던 건지 아니면 글자를 배우러 갈 학원비가 없었던 건지 나를 삼촌 학원에 덜컥 맡긴 것이었다. 나는 몇 달간 정말 감옥과도 같은 그곳에서 매일매일 회초리를 심하게 맞아가며 삼촌에게 글을 배웠던 것 같다.(사실 말이 회초리지 엄청난 두께의 목탁 두드리는 봉 같은 거였다.) 머리가 나쁘진 않은 것 같은데 삼촌이 글자를 물어보면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도 공포스러운 기억이다. 눈물, 콧물 먹어가며 우여곡절 끝에 한글을 어느 정도 배우고 또 나중에는 합창단에서의 노래와 피아노 등 여러 가지 음악도 조금씩 배웠었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달리기와 축구하는 것을 좋아했다. 나름 어느 정도 공을 차는 수준이어서 나중에는 축구부에 들어가 대회를 나갈 만큼 열심히 하였지만 나의 체격과 체력의 한계, 부족함을 느끼며 내가 최고가 아니라는 것도 배웠다.

끝엔 축구는 그만두게 되었고 운동을 열심히 하는 동안 다친 다리나 여러 가지 부위들을 고치러 병원에 몇 년간 다녔다.

 

이렇게 유치원 때부터 초등학생 때까지의 나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적어보았는데 조금이나마 경험한 분야를 종합해보면 글, 음악, 축구 정도가 된다. 하지만 여기에서 하나 언급하지 않은 분야가 있는데 바로 '무술'이다.

 

어차피 다음 글은 '신조협려' 일 테니 무술에 대한 입문 경위는 거기에서 말하기로 하고, 어찌 됐건 내가 삶에서 배운 무술을 나열하면 태권도, 합기도, 쿵후(우슈), 권투, 단전호흡, 검도 정도인 것 같다. 더 있을 수도 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여기에서도 내가 제일로 관심을 가졌던 무술이 쿵후였는데, 그 당시만 해도 우슈라는 이름이 아니었고 쿵후였다. 어디에선가 기사로 접했었는지 세계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우슈로 바뀌었다고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우리 동네에는 쿵후 학원이 없었으므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배울 수없었다. 그래서 나는 초등학생 3학년 땐가 2학년 땐가 이것도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합기도 도장에 입학하게 된다. 중학생 때까지 몇 년 동안 열심히 하여 시범단도 하고 3단까지 단증을 취득하였다.

 

이렇게 나는 이것 말고도 여러 가지를 학원에서 배웠지만 하나도 남는 것이 없었고 내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 정말 좋아하는 운동과 무술, 축구도 몸이 다치게 됨으로써 하지 못하게 되었고 나머지들도 나에게 적립된 것이 하나도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릴 때의 인성교육부터가 잘못이었겠지만 그래도 어릴 때 아둔한 머리로 힘겹게 익힌 글자로 조금씩이라도 책을 읽어 아이가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마음가짐과 기본기를 새긴 상태였다면 학원에서 배운 것들이 핵심으로 내 안에 남아 자리매김했을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갖게 된 것은 내가 책을 100권을 돌파한 이후였다.

 

이렇게 나의 이야기가 길었는데, 이런 삶 속에서 그나마 할 수 있는 종목이었고, 관심사였기에 언급하게 되었다.

책을 추천받았을 때 모든 분야와 모든 장르의 소설 만화책 등 아무것도 나에게 흥미를 끌지 못하였지만 어릴 때 다쳐서 운동을 포기한 것이 한으로 남았는지 그 당시에 하고 있던 게임의 장르랑 비슷해서였는지 김용 작가님의 '사조 영문전'이 그렇게 쉬운 글이 아니었는데도 한 권의 책을 끊어 읽으며 근 한 달 동안 노력하여 힘겹게 완독 하였었다. 솔직히 그 당시 어휘력과 이해도가 너무 낮아 대충 넘어간 게 많을 것이기에 다시 읽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협지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책이 끌어들이는 매력의 수준이 높았던 것이다.

어릴 때 배운 한글과, 운동의 경험, 무술인이 되고 싶어 하는 마음 등 여러 가지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였던 같기도 하다.

모든 분에게 감사하여야겠지만 글을 가르쳐준 삼촌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2. 소설 줄거리

 

'사조영웅전'은 영웅문의 시작을 알리는 책으로써 주인공 곽정과 그의 연인 황용의 이야기와 당대 최고의 무림 고수들이 나와 대결을 펼치며 중국 무림의 문파의 역사와, 실제 그때 당시의 중국 역사를 기반으로 하여 만든 소설이다.

'신조협려'와 '의천도룡기'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내용이긴 하나 건너뛰고 다른 시리즈를 먼저 읽어도 상관없다. 하지만 사조영웅전부터 읽어나가면 흥미를 더 불러오니 차례대로 읽는 것을 추천한다.

 

처음은 곽정의 아버지 곽소천과 그의 라이벌로 나오는 양강의 아버지 양철심이 각자 부인들과 같이 삶을 살아가는 장면으로 스토리가 시작된다. 곽소천과 양철심은 의형제였고 부인들이 모두 다 뱃속에 아이들을 품은 상태에서 이름을 정하여 나무에 글을 새겨 나눠갖게 되는데 아들, 딸이면 결혼을 시키고 아들, 아들이면 의형제를 맺게 하기 위해 서로 교환한 것이다. 그만큼 의협으로 똘똘 뭉친 곽소천과 양철심의 아들들인 곽정과, 양강이 어찌하여 원수지간이 되고 라이벌이 되는지 책으로 확인하기 바란다. 

그리고 조금 성장한 곽정은 거지 행색의 남자아이로 분장한 황용이라는 여자아이를 어떤 사건으로 만나게 되는데 말끔한 상태의 황용을 보고 반하고 그런 곽정이 싫지 않는 황용은 사랑을 약속하게 되지만.. 여러 가지 갈등적 상황들이 놓이게 되는데 첫 번째로는 곽정은 어릴 때 전쟁으로 인해 황폐한 나라의 상황으로 몽고의 영웅인 칭기즈칸의 울타리에 머물게 되는데 그곳의 칭기즈칸의 막내딸인 화쟁의 소꿉친구로서 같이 지내다 화쟁의 일방적인 사랑고백으로 미래를 약속하게 된다.

또, 황용과의 사랑을 약속하지만 난데없이 나타나는 무림의 5대 고수 중 한 명인 황약사가 튀어나오는데 바로 황용의 아버지시다. 고지식하고 엘리트인 황약사의 눈에 들키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나 우여곡절 끝에 허락을 받게 되는데 그런 스토리도 상당히 흥미적인 요소로 누구와 이어질지 궁금하고 쫄깃하게 만드는 내용 중 하나이다. 뒤에서도 언급하겠지만 항상 무협의 남자 주인공 주변에는 여자들이 많이 따르는데 부럽다.

 

무협지든 만화든 항상 대결과 라이벌 구도, 또는 누가 더 고수인지 그 세계의 최강자가 어떤 이인지 피라미드 계층에서의 맨 윗부분이 궁금한 것이 책을 이끌어가는 요소 중의 하나인데, 영웅문 시리즈에서 또는 그의 후작에서 많이 만나 볼 수 있다.

그런데 읽어보면 알겠지만 요즘 나오는 먼치킨과 달리 고전 소설답게 정말 그 무협 세계의 고수들 서열을 세밀하게 누구 하나 부족함 없이 잘 표현해 내어서 모두가 다 매력적이고 닮고 싶은 고수들이다. 나도 언젠가 이런 무협소설을 더 넓고 깊은 세계관으로 구축하여 쓰고 싶고, 특히 사조영웅전은 너무 감사한 작품이라서 여러 가지 느낀 점을 말하고 싶은데 읽은 지 오래되어 나중에 다시 읽고 재 소개를 할 생각이다.

 

전진교의 왕중양, 개방의 방주 홍칠공, 서독 구양봉, 도화도의 황약사, 대리국의 남제 단황야 이들이 동서남북과 중앙에서의 최고수들인데 각자의 절기와 성격과 캐릭터성이 완벽하게 구축되어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홍칠공이 제일 멋지고 스승님으로 모신다면 개방에 들어갔을 것이다. 곽정이 홍칠공을 만나 '항룡십팔장'을 배우게 되는데 무언가 예전의 영화 취권에서 성룡의 스승님이 생각나며 거기서 배우는 느낌이었다. 음.. 하지만 황약사도 똑똑하고 대단한 절기의 소유자로서 엘리트 느낌의 깔끔하고도 각진 느낌의 이미지가 이연걸을 연상하게 하였는데 선택하라면 둘 중 굉장히 고민되는 캐릭터들이다.

성룡과, 이연걸이 먼저 나온 건지 김용의 소설이 먼저 나온 건지 아마 비슷한 느낌이 어디에선가 먼저 참고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만화로 따지면 '나루토'의 나루토와 사스케 느낌? '드래곤볼'에서는 손오공과 베지터 느낌이다. 

나머지 구양봉과 단황야 왕중양도 대단하지만 크게 내용은 나오지 않고 김용의 다음 작품에서 나오게 되는데 그것 또한 그 책을 소개할 때 적어보겠다.

 

무술을 나름 배운 사람으로서 무협지지만 중국 무술을 이렇게 소설로 영화처럼 읽을 수 있어서 너무 재미있고 흥미로웠고 

시리즈별로 다음 작품이 궁금하였다. 

 

 

3. 아쉬운 점

 

사조영웅전의 아쉬운 점은 주인공 곽정이 주인공이 아니라는 거다.

무림의 오대 고수들이 더 주인공다웠고 이어지는 시리즈 '신조협려'의 주인공 양강의 아들인 '양과'를 만나게 하는 시작 스토리일 뿐.

곽정의 재주와 멋있는 무림 속 화려한 장면은 거의 없다. 그렇다고 재미없는 건 아닌데 시리즈의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읽는 게 좋다.

영상으로 보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책을 읽고 난 후에 보길 추천한다. 영상을 먼저 보게 되면 캐릭터 모습을 내가 창조할 수 없다. 나는 영상을 보다가 책과의 갭 차이가 심한 것 같아 포기했다. 영상에서는 내용을 너무 축소시켜서 부족해 보였다.

 

 

4. 추천대상자

 

이소룡, 성룡, 이연걸의 영화로 무술의 영상이 부족하신 분들.

소림사나 무술을 정말 좋아하는데 그 역사를 소설로 읽고 싶은 분들.

무협지를 쓰고 싶으신 작가님들.

책에 흥미가 없어 방황하시는 분들.

스포츠나 대결구도의 만화나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

 

 

5. 작품과 유사한 추천작품

 

김용 작품으로는 신조협려, 의천도룡기, 천룡팔부, 동방불패, 녹정기 등 김용 작가님의 무협 시리즈가 있고

비슷하게 역사를 토대로 한 무협 느낌의 소설로는 저번에 언급한 고구려, 초한지, 삼국지, 선덕여왕, 태왕사신기, 광개토대제, 강희대제 등이 있다. 

김용 작가님 작품을 읽고 다른 무협지도 시도해보았는데 보기가 좀 불편하였다. 나중에라도 괜찮은 무협소설을 만나게 되면 소개를 할 예정이다. 

이 책과 유사한 무협 만화나 대결구도의 만화로는 열혈강호, 용비불패, 드래곤볼, 나루토, 바람의 검심, 배가본드, 빈란드 사가, 블리치, 사무라이 디퍼 쿄우, 귀멸의 칼날, 킹덤 등이 있다.

 

 

'김용의 사조영웅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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