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을 읽게 된 경위
정확하게 말하면 정비석의 '소설' 손자병법이다.
아.. 이 책으로 말할 것 같으면
나는 책을 정말 안 읽는 사람이었다.
못 읽는 사람이었다고 하는 게 맞을 수 있을 만큼 이해도가 부족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 내가 무엇을 해도 나에게 돌아오는 결과는 "난 왜 안되지?" 였었다.
결과가 그렇게 느껴지니 항상 어딜 가도 불평불만이 일상이었고 만족하는 삶을 살지 못했다.
불만족하는 삶은 제처 두고라도 "난 왜 안될까?"라는 의문점이 나를 움직이게 했다.
무어라도 되고 싶었으니까.
사물을 보고 사람을 보고 세상을 보고 무엇을 봐도 그것들의 의미를 이해하고 싶었다.
하루는 어떤 분에게 질문을 했다.
"이런 것도 저런 것도 다 이해하고 싶은데 왜 안되죠?"
"그럼 책을 읽어보는 게 어때?"
"저는 책 못 읽는데요?"
"못 읽는 게 어딨어 좋아하는 만화책이나 소설 없어?"
"없어요"
"어릴 때 티브이에서 하는 만화도 안 봤어?"
"비디오 빌려봤는데요"
"무슨 비디오인데?"
"너무 많아서 다 말 못 해요"
그랬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줄 곧 영상만 보고 자랐던 것이다.
글이 친근하지 않고 어려웠던 이유, 이해도가 낮은 이유였다.
"제일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는 있어?"
"손오공이랑 나루토요"
"그럼 이런이런 만화책은 어때?"
만화책을 소개받았지만 집중하지 못했고 영상으로 보던 것과는 달리 몰입감이 없었다.
캐릭터의 목소리도 색깔도 없는 흑백의 그림에, 글들로는 만화책 반권도 읽기 힘들었다. 나는 만화책은 아닌가 보다 했다.
그래서 우여곡절 끝에 어릴 적부터 취미와 특기가 있었는데 그것을 전제로 한 소설책을 소개받았다.
그 책을 시작으로 글에 재미를 붙여 나갔다. 무슨 책인지는 다음에 말하겠다.
소개받은 책을 거의 6개월~8개월에 거쳐 꾸역꾸역 힘겹게 완독을 한 후 그런 느낌의 책을 쉽고 재미있는 책을 찾다가
내가 역사에 많은 흥미를 느낀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또, 다른 어떤 장르에 흥미를 느낄 수 있을까 고민하기 위해 도서관을 가게 되었다.
도서관을 이리저리 둘러보다 한 권의 빨강 책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앞 표지는 반쯤 낡아 찢어지고
본문 첫 번째 페이지에서 거의 6, 7 장 정도가 찢어져서 없어진 책이었는데 바로 정비석의 손자병법이었다.
이것이 정비석 작가와의 첫 만남이었다.
2. 소설 줄거리
춘추시대 때 제나라의 병법가인 '손무'라는 사람이 오왕 합려를 섬기고 오나라의 군대를 양성하고 '손자'라는 병서를 글로 써내게 된다. 또 '오자서'라는 사람이 초나라의 정치가였지만 아버지와 형이 살해당한 뒤 이를 갈며 보복하기 위해 오나라를 섬기고 왕인 합려를 보필하여 강대국으로 양성하였고, 나중에는 오왕 합려의 아들 부차에게 중용되지 못하고 모함으로 자결에 이르게 된다.
왕들이 와신상담하여 칼을 갈며 복수에 성공하고 반면에 왕들이 경국지색인 미녀들에게 빠져 나라를 망치는 여러 흥망성쇠의 과정들을 옛날이야기처럼 쉽게 풀어 말해주는 내용들이다.
다른 손자병법의 책들과는 달리 딱딱하지 않고 어렵지 않고 소설로 풀어 해석을 해주었기 때문에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쉽다.
몰입도도 굉장하였다.
기억에 남는 내용은 오나라 부차와 월나라 구천의 갈등에서 빚어진 이야기다.
월나라 구천에게 당한 합려의 아들 부차도 아비의 원수를 갚는 데 성공하였고,
그로 인해 붙잡혀 오나라에서 부차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 그의 똥도 마다하지 않고 먹고, 영원히 오나라의 속국이 될 것을 맹세받았다.
자신의 나라로 무사히 귀국하여 돌아와 문틀에 항상 쓸개를 매달아 놓고 지나갈 때마다 핥아 쓴맛을 되씹으며 와신상담이라는 고사성어를 세상에 탄생시키며 오나라를 쳐서 복수에 성공한 내용과 경국지색 서시 등 여러 미녀들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나라를 망친 내용이 머리에 남는다.
3. 느낀 점
정비석이란 사람도 알지 못했지만, 어디선가 '손자병법에 이르기를'이라고 말하는 대화를 만이 들었던 기억이나
군대와 전쟁에 관한 책인가 싶어 들게 되었는데, 잘린 쪽부터 읽기 시작하였어도 글이 쉽게 읽혔고 이해도가 부족한 내가
한 순간에 몰입이 되어 금세 몇 장을 후루룩 읽게 되었다. 마치 시골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옛날이야기를 해준 느낌이었다.
4권까지밖에 없는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손자병법의 딱딱한 내용들을 부드럽게 역사에 녹여 해석하였다.
4. 어떤 분들에게 추천하면 좋은지
어휘력이나 이해도가 낮아 책을 읽기가 힘드신 분들이나 중, 고등학생들, 역사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
책에 재미를 느끼고 싶으신 분들?
5. 작가의 또 다른 작품과 평가
정비석의 손자병법이 너무 쉽고 재미있게 읽혀 4권까지 빨리 완독 해버려서 이 작가의 다른 소설을 찾게 되었다.
정비석의 소설 '초한지' , '삼국지' , '일지매' , '명성황후' , '김삿갓' , '연산군' 등 읽게 되었는데 나머지도 소개할 기회가 되면 이야기하겠지만 어떠한 책들은 조금 비슷한 내용들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 작가와 비슷한 느낌으로 쓰는 작가를 말하라면 음.. 김진명 씨와 김용 씨가 있을 것 같다.
'정비석의 소설 손자병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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